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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쓴이: 목탁 구세군과 스님의 목탁소리 조회수: 7489


지난해 세미나에 참석 차 서울엘 갔습니다.
광화문 근처 어느 빌딩이었는데 회의 도중
나는 슬그머니 자리를 빠져 나왔습니다.

여독 때문인지 골치가 아파 오더군요.
주머니를 뒤져 커피를 뽑았습니다.
습관처럼 창밖을 내다보았지요.
정오를 넘어서고 있는 거리엔 자선냄비가
놓여 있고 구세군의 종소리는 하얀 눈발들
사이를 시나브로 날고 있었습니다.

그때였습니다.
잿빛 옷의 스님 한 분이 나타나더니
몇 미터쯤 떨어진 곳에 자리를 깔고
바리때를 올려놓았습니다.
그러더니 목탁을 꺼내어 염불을
시작하는 게 아니겠어요.

구세군의 종소리와 스님의 목탁 소리.
사람들은 스스로도 그다지 조화롭지 못하면서도
타인의 부조화엔 어김없이 질타를 보내곤 하죠.
조금 전까지만 해도 방관자이던 걸음들까지
그 앞을 머뭇거리며 구경을 했습니다.
다가가 보지 않아도 그들이 흘리는
야릇한 미소가 보였습니다.

땅거미가 어둑할 무렵 세미나는 끝이 났고
모처럼의 해후인지라 삼삼오오 짝을
지어 가며 회포를 풀었습니다.
그러다가 눈길이 창밖으로 갔습니다.

구세군의 자선냄비는 여전히 사랑을
호소하고 있었으나 스님은 자리를 거두어
귀가 채비를 하던 참이었습니다.
나는 우리나라 종교 인구 가운데 어느 쪽이
더 많을까를 생각하며 속으로 자선냄비와
바리때의 무게를 저울질해 보았습니다.

그런데 이게 웬일입니까!
자리 정돈을 마친 스님이 성큼성큼
자선냄비로 다가가더니 바리때의 돈을
하나도 남김없이 부어주는 게 아니겠습니까.

나는 보았습니다.
총총히 돌아서는 젊은 스님의 뒷모습에서
우리들의 희망을 본 것입니다.

관련글 : 없음 글쓴시간 : 2008/08/04 9:05 from 218.38.35.2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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